가만히 생각해보면 73년 봄 일본 관서학원대의 서울 원정 이후, 73년 추계부터 75년 추계까지가 대학 미식축구의 가장 힘든 기간이었던 것 같다. 팀은 5팀에서 4팀 그리고 3팀으로 드디어는 74년 추계는 2팀만이 출전을 했다. 75년 봄에도 협회에서는 아무 소식도 없다. 대회가 없는 것이다.
들리는 소식으로는 고려대는 이미 지난해 9월에 징계가 해제되어 한양대와 친선 경기도 가졌다고한다. 좋은 소식이지만 대회가 없으니 대학 자체끼리 초청경기로 봄 시즌을 보내야만 했다. 특히 고려대가 한양대 성균관대 그리고 서울대와 부지런히 친선경기를 가지고 있었다. 1975년 봄철 친선경기 결과 3월 고려대 48-6 한양대 6월 성균관 6-0 고려대 7월 서울대 0-36 고려대
고려대의 실력도 많이 좋아졌다. 서울대는 갑자기 쿼터백이 재수한 후에 연세대로 떠남으로 공격력이 형편없어졌다. 임기웅변으로 한국 미들급 복싱 선수권자인 필자의 동기 조원민을 쿼터백으로 대체하였다. 조원민은 서울대 66학번으로 서울대가 68년 첫 우승을 할 때 주전이었다. 그리고 복싱도 하면서 미식축구를 하였고 아시아 대회도 복싱선수로 출전했던 국가대표 선수다. 조원민은 군에서 제대후에 서울사범 대체육과로 학사편입하여 다시 서울대에서 미식축구를 했지만 그리 많이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체육과 석사과정으로 입학하여 오랜 설득 끝에 서울대 쿼터백으로 등장했던 풍운아였다.
그러나 저러나 언제나 우리는 올바른 협회가 생길까? 언제 다시 시합을 할까 ? 그래도 미식축구 원로이신 장박선생님과 주원복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추계는 열어 주셨다. 그것도 두 차례나 열렸다. 10월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대, 성대, 한대 고대 등 4개 팀이 출전한 제 13회 추계대회로 리그전으로 열렸고, 11월에는 연맹전이 열렸다. 이 대회 역시 4개 대학팀이 출전을 하여 토너멘트로 열렸다. 전성기 시절의 성균관대의 허들
제 13회 추계 리그, 성균관 2연패
추계리그전은 수원 공설운동장에서 10월8일부터 12일 까지 열렸는데 대회명은 13회 대학추계리그다. 이 대회에서 성균관은 고려대를 14-0으로 격파하고, 서울대와 한양대에도 승리를 하면서 전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하였다. 고려대는 서울대를 20-14로 한양대를 26-0으로 누르고 2승 1패로 준우승을 하였다.
경기 결과: 10월 8일 고려대 20-14 서울대 성균관(승)-한양대(패) 10월 10일 한양대 0-26 고려대 서울대(패)-성균관(승) 10월 12일 성균관 14-0 고려대 서울대(승) -한양대(패)
우승 성균관 3승, 준우승 고려대 2승 1패, 3위 서울대 1승 2패, 4위 한양대 3패
1975년 추계 연맹전, 서울대와 성균관의 공동 우승 이해 11월 초에 서울대 농대구장에서 열린 추계 연맹전은 서울대가 1994년 서울 추계에서 우승하기 전 까지 서울대가 마지막으로 선전한 경기였다. 서울대는 예선 첫 경기에서 고려대에 전반에 허용한 터치다운으로 0-6으로 리드를 당하다가 제 4쿼터 종료직전에 QB 조원민의 옵션 플레이가 성공히며 6-6 타이를 만들고 이어 트라이도 짧은 아웃 패스를 성공 시키면서 8-6으로 결승에 진출하였다. 성균관은 한양대를 손쉽게 격파하고 결승에 올라와 서울대에 전반에만 2개의 터치다운으로 14:0으로 앞서나갔지만 후반에 조원민 특유의 럭비스타일 옵션으로 2개의 터치다운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14-14로 타이가 되었고 공동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경기결과 예선 서울대 8-6 고려대 성균관대(승)- 한양대(패) 결승 서울대 14-14 성균관대(공동우승) 1970년대 마지막으로 서울대의 우승을 이끌었던 팀 오른쪽 끝이 필자
서울대는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1994년에 서울 추계에서 20년 만에 다시 우승을 하게 된다. 필자역시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서울대 감독을 떠나 대구에 있는 경북대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후임은 친구 조원민이 코치를 하게 된다. 1975년은 암울했지만 조금의 희망이 보였던 해다. 그런대로 성균관대가 강세를 이어갔고 고려대도 부활했다. 서울대에서 졸업하는 최현두(서울대 69)와 부산으로 낙향했던 강성봉(서울대 68)이 부산에 팀을 창단한다고 서울대에서 보관하던 미 7사단에서 불하받은 장비를 2 가마니나 채워서 화물로 탁송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연세대에도 창단한다는 소문이 있다. 이제 캄캄한 터널의 끝이보이나?
참고 자료 서울대 66년사: 집필책임자 박경규 고려대 미식축구 50년사 성균관대 미식축구 50주년 기념집
